[혼자 놀기]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아쉬운 점
오징어게임 (2021년)
감독 : 황동혁
출연 : 이정재, 박해수
개인적으로 올해 하반기 가장 기대하던 넷플릭스 드라마가 드디어 출시했습니다.
<도가니> 등을 밀도있게 연출한 황동혁 감독의 작품이기도 하고,
이정재라는 배우가 나오기도 하고, 무엇보다 도박물에 컨셉이 무지 강해보여서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큰 컨셉은 "돈이 필요한 루저 456명이 의문의 게임에 참가하면서 목숨을 걸고 상금을 차지 하는 이야기"로
일본만화 "도박묵시록 카이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모든 영화나 드라마가 "도박묵시록 카이지"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워낙 카이지가 잘 만든 콘텐츠라고 할 수 있죠.
"오징어 게임"의 훌륭한 점을 보면,
도박을 주최하는 세력과 반대되는 인물들을 넣은 점입니다.
형을 찾으러 은밀하게 잠입하는 경찰과 그안에서 주최측으로 또 다른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인물들은
전체 드라마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면서 다른 긴장감을 주어 매우 좋았습니다.
하지만 같은 넷플릭스의 "아리스인 보더랜드"를 보신 분이라면,
"오징어 게임"이 별로라고 느끼셨을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아쉬운 점을 볼까요?
첫째, 게임이 구리다.
사실 "오징어 게임"의 컨셉은 우리가 옛날에 놀던 그런 게임을 바탕으로 했는데,
이 게임들이 치열한 심리전이나 신체적인 강도가 적습니다.
그런데 목숨을 걸어야 하니, 사실 좀 웃깁니다.
카이지류를 보면 굉장히 단순한 게임에도 고난도의 심리전과 배신, 협력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보는 사람이 긴장감이 백배가 되는데 반해 "오징어 게임"은 게임의 설계가 너무나 허술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나마 줄다리기 부터는 좀 작전이나 긴장감도 있는데, 초반의 무궁화꽃이와 설탕뽑기는 이건 뭐지 싶네요.
그냥 잘못하면 죽는다, 이 놈들이 장난아니게 무서운 놈들이라는 것외에는 아무런 서스펜스를 주지 않습니다.
특히나 설탕뽑기는 최악이었어요. 여기에서 시청을 그만 둘 뻔 했습니다.
"아리스인보더랜드"에서도 어떤 게임은 추리, 어떤 게임은 심리전,
어떤 게임은 육체적 시험 등으로 나뉘어서 재미를 주었는데,
'오징어게임'은 이 부분은 많이 어설펐던 것 같습니다.
둘째, 세트활용을 못했다.
서비스 전부터 배우들이 "그렇게 큰 세트는 처음 봤다"라고 세트자랑을 많이 했는데,
막상 보니 세트가 큰 것은 알겠는데, 왜 크게 지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크고 멋지게 지었으면 그 세트를 활용한 놀이나 세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야 하는데,
그저 멋지고 크게 지은 세트일 뿐, 세트는 이야기와 무관합니다.
카이지 작가가 쓴 도박패왕전 제로라는 만화를 보면,
몸을 묶어놓고 큰 단두대에서 하는 도박이 나오는데,
오징어 게임은 그런 세트의 활용이 없습니다.
어떤 신문기사에 '오징어게임, 거대한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독보적 비주얼'이라는
기사가 났는데, 이 비주얼이 스토리나 등장인물과 연관되지 않아 허망합니다.
https://star.mt.co.kr/stview.php?no=2021083010520876840
'오징어 게임', 거대한 상상력으로 탄생한 독보적 비주얼- 스타뉴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독보적인 비주얼을 담은 공간 스틸을 공개했다."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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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허를 찌르는 포인트가 없다.
카이지의 정말 훌륭한 점은 '가난한 사람은 착하고,부자들은 나쁜놈'
같은 고정관념을 타파한다는 점입니다.
작가는 '루저는 이유가 있다'라는 지적을 때로는 카이지를 통하여,
때로는 다른 등장인물을 통하여 하는데, 이런 장면들이 보면서 뜨끔하면서
스스로 반성하게 되는 촌철살인인데, 사실 '오징어게임'에는 그런 장면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