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놀기] 한국영화의 어두운 미래를 보여주는 영화 <히트맨>
히트맨 (2019)
가끔 영화를 보다가,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인가... 돈보다 시간이 아깝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가 있다.
주로 한국영화가 그런데, 작년에 봤던 한국영화 중에 기생충 외에는 별로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2020년 첫 한국영화도 역시 기대만큼 재미가 없었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영화제를 휩쓸고 미국에서도 인정받아서, 한국영화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봉준호 감독의 극소수의 천재일 뿐이고, 한국영화도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 같은데
빈쪽이 더 많아질 것 같다.
그 이유는 요즘 나오는 한국영화를 보면, 질적으로 많이 떨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단 <백두산>을 비롯한 블럭버스터들이 스토리가 빈약하다.
하정우, 이병헌이라는 스타캐스팅으로 밀어붙이고, 초반에 많은 VFX를 보여주지만,
별로 감흥이없다. 서울에 지진이 나는 CG야 아무리 잘해도 마블의 가장 허접한 작품 만도 못하다.
그러면 결국 배우와 스토리를 봐야 되는데, 하정우, 이병헌이라는 국내에서 가장 좋은 배우들을 데려다가
하는 이야기가 너무나 단순하고, 허술하고, 유치하다.
반면에 저예산으로 나오는 작품도 그리 기발하지도 독특하지도 않다.
보는 내내 120분이 모두 예상되는 그런 영화 밖에 없다.
특히 오늘 본 <히트맨>은 코믹킬러물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관객석에서 웃음이 한두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정준호 아저씨가 좀 웃긴다.
그렇다고 배우들 연기가 볼만 하거나, 반전있고 스릴있는 스토리도 아니었다.
그래도 중간중간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볼만 했다.
차라리, 배우들 쓰지말고, 애니메이션으로 120분을 채우는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하 약한 스포 -
국정원의 비밀 프로젝트 "방패연"
방패연의 국장 덕규(정준호)는 고아들을 데려다가 혹독한 훈련을 거쳐 킬러로 키운다.
준(권상우)은 그 안에서도 탑에 꼽히는 킬러이다.
어느날 작전에 투입된 준은 낙하사고로 실종되고 사망처리가 된다.
15년 후.
준은 와이프와 딸을 낳고, 어릴적부터 꿈이던 웹툰 작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웹툰은 욕만 먹고, 수입이 적어서 마누라(황우슬혜)에게 구박만 당하는 신세.
준은 저녁에는 웹툰을 그리고, 낮에는 가정주부의 생활을 하면서 보내고.
결국 웹툰제작사에서도 짤릴 위기에 처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본 딸의 일기장에는 돈이 없어서 엄마아빠가 싸운다는 일기가 적혀있다.
가슴이 아파 술을 먹고,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린 준.
와이프가 이를 웹툰회사에 보내고, 준은 인기 1위의 작가가 된다.
하지만 국정원의 덕규가 이를 발견하고, 준이 살아있음을 아는데...
웹툰 작가를 하고 싶어하는 킬러.
설정은 괜찮다. 하지만 그 설정을 너무나 못살렸고, 스토리가 너무 뻔하다.
권상우가 살아 있음을 밝힌 후에, 진행되는 이야기가 모두가 예상하는 납치, 구출 등으로 진행되어
정말 너무나 졸린 영화였다.
정말 중간 중간 애니메이션이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질 정도.
한국 영화의 미래는 어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