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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놀기] SF로 포장한 올드 로맨스 드라마 <나 홀로 그대> 넷플릭스오리지널
    혼자 노는 법 2020. 2. 8. 13:38

    나 홀로 그대 (2019)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가 또 하나 런칭했다.

    솔직히 주변에서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를 끝까지 시청한 사람은 한명도 보지 못했다.(킹덤 제외)

    "좋아하면 울리는", "첫사랑은 처음이라" 등등 제대로 성공한 적이 한번도 없는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사실 그동안에는 배우의 팬심 아니고서야 정말 1회 이상 봐주기 어려울 정도의 퀄리티의 작품만 나왔다.

    그래서 이번에는 SF로맨스를 내세운 <나 홀로 그대>라는 시리즈를 혹시나 하고 기대하면서 보았다.

    간략한 스토리는 어느 기술회사에서,

    홀로 라는 홀로그래픽 AI를 만든다. 안경을 쓴 사람은 이 홀로를 볼 수 있고, 홀로의 주인이 된다.

    어느 날, 회사의 대표인 유진(최여진)은 홀로를 볼 수 있는 안경을 탈취하려는 사람을 피하다가,

    소연(고성희)의 가방에 몰래 안경을 집어 넣는다.

    소연은 안경회사에서 일하는 직원으로, 안면인식장애가 있다.

    소연은 일은 잘하지만, 안면인식장애로 주변사람들에게는 '쌀쌀맞은 왕재수'로 통하고 있다.

    소연은 자신의 가방에 있는 안경을 우연히 써보게 되고, 홀로(윤현민)를 보게 된다.

    그러면서 홀로의 도움을 받게 되지만, 홀로와 똑같은 외모를 가진 개발자가 소연을 찾아온다.

    내용은 뭐 대충 이런 이야기인데,

    드라마는 SF를 표방하지만, 캐릭터 구성이나 화면은 90년대 스타일을 벗어나지 못한다.

    일단 주인공인 소연(고성희)가 안면인식장애이면,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저 안면인식장애입니다. 제가 인사 안해도 이해 좀 부탁합니다'하면 될 것을

    왜 혼자 그것을 감추고 끙끙하면서 어려워하는지... 바보 대행진도 아니고 캐릭터가 일부러 바보 같이 구는 것은

    전형적인 90년대 스타일 드라마인데...

    작가도 이 부분이 이상했는지, 나중에 풀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으나, 뒤까지 시청자가 봐주기가 힘들다.

    또한 여주인공이 홀로를 보는 순간, 계속 귀신이라고 생각하면서,

    집안에서 작은 형태의 굿하는 것도 그냥 여주가 바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게 여주인공을 바보로 보이게 하는 '덤앤더머풍의 코믹" 연출인지,

    아니면 로맨스를 위하여 여주 캐릭터를 밝게 만들기 위해 코믹톤의 연출을 한 것인지 보는 사람이 헷갈리게 한다.

    그리고 화면도 SF적 요소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최첨단 AI 홀로를 소개하는 장소도 왠 자그마한 호텔 볼룸 같고,

    홀로가 구현되는 방식이나 홀로가 업무를 해결하는 방식도 비주얼적으로 상당히 구리다.

    그나마 요즘은 VFX기술도 좋아졌는데, 도대체 왜 이런 구린 CG를 하는지도 잘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사건이 죄다 어디서 본 듯하여 신선한 맛이 1도 없다.

    악당에게 쫓기다가 우연히 한 여자의 백에 중요한 물건을 넣는 것,

    여주인공의 상사가 괜히 여주인공 앞에서 넘어지고 여주인공이 모른척하자 그 책상에 가서 화내는 것,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을 만지다가 갑자기 앞으로 엎어져서 키스하는 것

    등등 너무나 사건들이 올드하고 뻔하다.

    넷플릭스는 기본적으로 제작비를 타 회사에 대비하여 압도적으로 많이 주는데,

    왜 나오는 것은 다들 이렇게 저예산 드라마 같은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넷플릭스 한국의 오리지널은 그냥 잘만든 웹드나 4~5년전 지상파 로맨스물 같다.

    미국 넷플릭스야 하우스오브카드를 비롯하여 괜찮은 작품들이 있고,

    스페인에서조차 <종이의집>같은 걸작을 내놓는데에 반하여,

    유독 한국에서 오리지널은 하나도 성공하지 못하는 것 같다.

    카메라톤이나 미술톤을 영화처럼 뭔가 하나의 톤을 잡아서,

    SF적인 느낌을 주고,여기에 올드한 사건들은 빼고, 이야기를 진행시켰으면

    그래도 한국 드라마 최초의 "SF로맨스물"로 잘 포장되었을 것 같은데,

    너무 컨셉없이 쉽게 생각하며 기존 드라마처럼 접근한게 아쉽다.

    윤현민과 고성희라는 좋은 배우들을 좀 아깝게 사용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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