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놀기] 넷플릭스 <사냥의 시간>을 끝까지 보지 못한 이유혼자 노는 법 2020. 4. 25. 13:49
사냥의 시간 (2020)
감독 : 윤성현
주연 : 이제훈, 최우식, 안재홍
넷플릭스에서 12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구매한 영화 <사냥의 시간>
제작사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개봉을 못하자 넷플릭스로 갔고,
해외배급사와의 분쟁 때문에 이슈가 많이 되었던 작품.
무엇보다 기생충으로 핫한 최우식이 주연이라 주목을 많이 받았다.
작품에 시대가 표현되어 있지는 않으나, 근미래 헬조선이 배경.
한국 내의 문제로 실업률이 치솟고, 원화 가치가 똥값이 된 상황.
동네 백수인 최우식과 안재홍은 루저로 살고 있는데,
절친인 이제훈이 3년간 깜빵에 갔다가 나온다.
여기 이제훈이 도박장에 있는 달러를 털 것을 제안하는데...
끝까지 보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사냥의 시간>에는 중요한 포인트가 몇가지 있었는데,
그것이 너무 허술하고 긴장이 빠져서 도저히 볼 수가 없었다.
(약 스포)
첫번째 포인트는 바로 "행님! 동해에요~"
제훈 일당은 조폭의 도박장을 털고 해외에 있는 섬으로 밀항선을 타려고 한다.
그때 무기를 팔아 준 행님에게 너 지금 어디있냐고 전화가 오고,
제훈은 아주 해맑게 "행님! 전 지금 동해에요~"하며, 자신의 위치를 밝힌다.
굉장히 허술하다. 아무리 제훈 일당이 아마추어 도둑이라고 하나,
조폭을 돈을 털고 바로 내일 출항하려는데, 친형도 아닌 무기상에게 친절하게
자신의 위치를 밝힌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하루만 조심하면 모든 결실을 맺을 수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위치를 노출하면서
"제발 나 잡으러 오슈"하고 있다.
이 포인트에서 '뭐 이건 각본이 완전 짜고 치는구만!'하면서 기대감이 빠졌다.
그러다가 두번째 포인트에서는 그 이후에 도저히 볼 수가 없었다.
두번째 포인트는 "기회를 줄께요 5분. 갈 수 있는 최대한 멀리 한번 가봐요".
재훈에게 중요한 자료가 있어 꼭 잡아야 하는 킬러.
그런 킬러가 제훈 일당을 주차장에서 잡은 이후에 하는말이 바로 저것이다.
그동안 킬러가 쌓은 프로페셔널한 이미지를 한방에 무너뜨리는 바로 저 말.
이후에는 볼 수가 없었다.
영화가 긴장감이 넘치고 흥미진진하려면,
주인공 세력과 적대 세력이 사활을 걸고 총력을 다해서 싸워야 하는데,
이건뭐 애들 장난 같다. 이런 각본을 한마디로 "인물을 짜여진 스토리에 놓고, 꼭두각시처럼 움진인다"고
하는데, 물론 이런 각본은 긴장감이 없다.
인물이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짜놓은 판에 인물이 응하는 형세가 되어 긴장감이 사라지는 것이다.
킬러가 존댓말만 한다고 캐릭터가 생기는게 아니라,
현실같은 곳에서 그에 맞는 역할과 성격을 주어야 캐릭터성이 생기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시퀀스가 지나고 티비를 껐다.
배경 설정은 나쁘지 않고, 배우들은 모두 훌륭했는데, 각본이 아쉽다.
촬영도 아쉽다. 2020년에 무슨 90년대 카메라고 찍은 것 같다.
특히 클럽씬 등 조명을 제대로 못쳐서 인지 화면이 너무 끓고, 전체적으로 화질이 너무 저화질이다.
6K, 8K가 나오는 시대에 이건 저화질이라니... 컨셉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마 조명의 문제인 듯.
음악은 매우 좋았다.
좀 더 영화를 살릴 것이었으면,
왜 한국이 저런 헬조선이 되었는지,
저런 헬조선 안에서 젊은이들이 얼마나 희망이 없고 절망적인지,
왜 그들이 목숨을 걸고 도박장을 털 수 밖에 없었는지,
등을 잘 보여주고,
사냥하려는 자와 사냥당하지 않으려는 처절한 대결을 보여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사냥의 시간>은 이런 부분에서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넷플릭스는 대단하다.
이런 콘텐츠를 120억원이나 주고 사다니.
한국의 대표 호구를 자처하는 넷플릭스.
관람객 평에도 "올해의 호갱님 넷플릭스"라는 글이 있던데 동감한다.
반면에 제작사는 굉장히 머리가 좋은 것 같다.
개봉하면 30만이 안되었을 것 같은 영화인 것을 판단하고,
넷플릭스는 배우빨(최우식)만 보고 구매한다는 것을 알고 덤탱이 쒸운 듯.
'혼자 노는 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자 놀기] 긴장 백배의 SF시리즈 <어둠 속으로(In to the Night)> @넷플릭스 (0) 2020.05.24 [혼자 놀기] 액션의 계보를 새로 쓰는 <익스트랙션> @넷플릭스 (0) 2020.04.26 [혼자 놀기] 욕망에 충실한 인물들의 잔혹극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0) 2020.04.11 [혼자 놀기] 10대 소녀와 40대 중년의 성장드라마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아마존프라임 (0) 2020.03.11 [혼자 놀기] 1977년 뉴욕을 배경으로 나치 사냥을 그린 드라마 헌터즈 Hunters @아마존오리지널 (0) 2020.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