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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놀기] 웨이브의 미친 영드 <갱스 오브 런던>혼자 노는 법 2020. 9. 19. 16:33
Gangs of London (2020)
국내 OTT 웨이브가 드디어 넷플릭스에 대항할 신작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동안 웨이브의 미드 셀렉션을 보면 <세이렌>, <매니페스트> 등등이었는데,
사실 왓챠보다도 셀렉하는 능력이 한참 못했습니다. 왓챠는 그래도 <킬링이브>, <왕좌의 게임>, <체르노빌> 등 볼만한 미드가
계속 업데이트되었는데, 웨이브는 그렇지 못했지요.
그런데 그런 웨이브에도 변화가 있는지, 이번에 내놓은 신작 <갱스 오브 런던>은 정말 미친 퀄리티의 수작입니다.
넷플릭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나 <나르코스>에 비견될 정도. 솔직히 저는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기존에 영드라고 하면 왠지 화면이 좀 칙칙하고, 미드처럼 꽉 차있는게 아니라 좀 비어보였습니다.
주인공들도 영어는 하지만 왠지 많이 어설펐습니다.
하지만 <갱스 오브 런던>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화면이 일단 미드랑 같은 수준입니다.
조명도 명암을 줘서 아주 고급지고, 뒤의 소품 하나하나도 무지 공을 들인 티가 납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AMC랑 협업했습니다.
AMC는 워킹데드 시리즈를 만든 채널이죠.
영국은 근 몇년 동안, 유럽풍의 왠지 모를 어설픔을 버리고, 미국 AMC등과 협업해서
수작들을 내놓는데요, 그것이 바로 BBC글로벌과 AMC가 협업한 <나이트 매니저>입니다.
무려 로키가 주연이고, 무기상의 비밀을 밝혀내는 이야기인데, 로케이션이 유럽 각지여서 화면 땟깔이 무지 좋습니다.
이번에 영국 SKY채널은 <갱스 오브 런던>은 AMC와 공동 투자하고, Pulse film이라는 곳에서 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제작비가 넉넉해서 그런지 미드랑 같은 퀄리티입니다. 오히려 런던을 배경으로 한 갱스터물이라 그런지 무게감은 미드보다 더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는 레이드 시리즈의 Gareth Evans.
이야기는 영국 최대 조폭인 윌리스 가문의 수장 핀이 살해당하면서 시작합니다.
윌리스 가문은 투자회사, 건설회사 등 여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으로 거듭난 런던 최대의 조폭입니다.
이 가문은 아직도 뒤에서는 마약공급이나 불법화물 등을 취급하며 다른 조폭들을 쥐락펴락하고 있지요.
런던에서 조폭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윌리스 가문의 허락을 받아야 하며, 이들의 비호가 있어야 합니다.
윌리스 가문은 핀이 수장이고, 넘버2는 에드 두마니입니다. 둘은 절친으로 사실상 이 두 가문이 지금의 윌리스를 세운 것이지요.
파키스탄 최대 조폭, 쿠르드 조폭, 터키 조폭 등 각 두목들이 윌리스 가문의 비호 아래 런던에서 이런 저런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핀이 부랑자 아이들에게 살해를 당하고, 핀의 둘째 아들 숀은 살해범과 배후를 찾으려고 혈안이 됩니다.
숀은 눈깔이 뒤집어져서 다른 조폭 모두를 의심하고, 살해 배후가 밝혀질 때까지 런던의 모든 조폭 비즈니스를 금지시킵니다.
돈을 벌지 못하자 두목들은 불만이 쌓여가고,냉철한 비즈니스맨인
넘버2 에드는 비즈니스를 지켜야 한다고 숀을 자제 시키고, 갈등이 생깁니다.
이런 와중에 잡입 경찰인 엘리엇은 뛰어난 격투 및 처리 능력으로 신임을 받으면서 숀에게 접근해 갑니다.
<갱스 오브 런던>이 훌륭한 이유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있습니다.
숀은 이제 윌리스 조직을 이끌어야 하는데 다혈질이고, 냉정하지 못하고 폭력적입니다.
하지만 두목으로 적합하지는 않지요.
반면 에드의 아들 엘릭스는 비즈니스맨으로 숀과 같은 2세대지만 다른 캐릭터입니다.
숀은 다혈질이고, 폭력을 바탕으로 하는 캐릭터라면 엘릭스는 더 엘리트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숀보다는 엘릭스를 선호하게 됩니다.
다른 두목들도 윌리스를 무조건 두려워하며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욕망이 있습니다.
파키스탄 조폭은 아들을 런던 시장에 출마시켜서 당선 시키려고 하고, 오히려 본국에서는 윌리스보다 막강한 세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여성 조폭은 마약거래가 주 종목인데 이는 모두 쿠르드 민족을 위한 것입니다.
형사 엘리엇은 시즌1에 자세히 나오지는 않지만, 아내와 아들을 잃은 슬픔이 있습니다.
모든 인물이 이렇게 각각의 욕망과 동기 분명해서 캐릭터들이 실제 살아있습니다.
한국드라마처럼 주연인 친구를 위해 걱정해주고, 위로해주고, 모든 것을 해주는 그런 비현실적인 조연은 나오지 않습니다.
<갱스 오브 런던>이 훌륭한 두번째 포인트는 점층 구조를 잘 활용했습니다.
핀이라는 조폭 두목의 죽음으로 시작하여 범인의 윤곽이 하나 하나 드러나면서 스케일이 커집니다.
그 와중에 핀의 비밀도 나오고, 배후에는 더 큰 무엇인가가 있다는 암시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것을 밝혀 내는 인물들이 반응이 아주 멋지게 보여집니다.
또한 폭력도 점점 스케일이 커집니다.
에피소드 1개 마다, 서사 중심으로 가다가 남성시청자를 위한 팬서비스로 엘리엇의 액션이 나오는데,
그 액션이 정말 공들여서 찍은 티가 납니다.
그리고 시즌1 결말은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에 몇가지 떡밥이 풀리면서 반전이 나오는데,
첫회만 봐도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되는 한드와는 다릅니다.
간만에 안구정화하는 영드를 보았습니다.
영국 조폭답게 중요한 일을 처리할 때는 벨스타프를 입는 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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